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시] 물비늘 / 김주완 [2012.05.29.]

김주완 2012. 5. 30. 11:19

 

[시]


물비늘 / 김주완

[2013.07.29. 낙강시제 기고]


강물의 피부가 매끄럽게 반짝일 때가 있다 여러 개의 얼굴을 가진 그녀의 몸이 덥혀졌을 때, 숨 돌리며 일상으로 돌아갈 때 잠시 내뿜는 자족의 과시이다 지금은 아무도 필요하지 않아 아무도 품지 않을 거야 오는 대로 내치는 거야, 물비늘의 오만은 눈부시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부의 철편


팔뚝만 한 잉어 한 마리 강물을 박차고 튀어 오른다 누런 비늘이 털어내는 싱싱한 물방울들, 일탈의 자유가 우수수 비산한다, 비늘에서 떨어지는 비늘, 비늘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한낮, 천연한 강물 위 서성이는 햇살 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