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영상시

[스크랩] 기도11

김주완 2011. 2. 22. 12:51
        기도 11 초와 김주완 어린 내가 열병 앓아 펄펄 끓는 불덩이 되면 할머니는 뒤란 푸른 샘물 사발에 떠서 부뚜막에 얹어 놓고 촛불 하나 밝히고는 조왕 전에 빌었다 사악 사악 할머니 손바닥 비비는 소리 번져나는 길이만큼 내 명命은 그렇게 늘어났다 조금 자란 내가 토사곽란吐瀉癨亂 만나 뒹굴면 할머니는 한 바가지 청정수 떠 와 닳은 식칼로 그 물 찍고는 내 이마에 갈 지之자 그었다 칼끝으로 마당 사방에 물을 뿌리고 냅다 대문 밖으로 칼을 던졌다 스윽 무딘 식칼 끝이 대문 밖을 향하여 배 뒤집고 드러누우면 내 배는 그제야 사르시 가라앉았다
출처 : 칠곡사랑모임
글쓴이 : 박상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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