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누리고자하는 것은 누구나 당연히 행복일 것이다. 김인숙의 첫 인상은 참 행복하게 보였다. 지인의 소개로 김인숙을 처음 대면하던 날, 함께 나온 남편의 다정다감한 모습에서 부부가 서로 오순도순 가꾸어가는 가정, 거기 행복하게 “살아있는 사람의 마음”이 느껴졌다. 그런가하면, 시인 김인숙은 또 시로써 그 “마음의 벽에다” 나만의 “여백”를 그려두기도 한다. 그래, ‘가족’이 김인숙과 함께 가는 행복이라면, ‘시’는 시인 저 혼자 들어가 꽃 피는 행복일 것이다.
행복한 김인숙에게 어느 날 시가 들이닥쳤다. “천둥번개가 치더니 드디어,/하늘에서 뿌리가 내리기 시작”한 것처럼 그렇게 김인숙에게 시가 왔다. 김인숙은 ‘2009년 신라문학대상’을 받으며 문단에 이름을 올린 것. 당선작 ‘만파식적’, 피리의 그 “깊디 깊은 잠”을 깨우며, ‘글쟁이 동네’에 들어선 것이다. 그러나 아시다시피 김인숙은 마침내 그 무엇을 이룬 것이 아니라, 이제 막 시작한 것이다. 아무쪼록 이 점 잘 새겨 시로써도 창창한 앞날 더욱 더 행복해지시길 바란다.
-문인수(시인)
김인숙은 구상문학관시창작반에서 공부한 사람이다. 시작 일 년 반 만에 제21회 신라문학대상(2009년)을 수상했다. 재주도 재주려니와 뜻을 세우면 이루어내는 사람이다. 그가 가는 시의 길에 신뢰가 가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인숙의 시에는 섬세함이 있고 은유와 상징, 그리고 서정이 있다. “시인은 직설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시의 언어는 다의적이다.”라는 니콜라이 하르트만의 미학적ㆍ정신철학적 규정을 충실히 견지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김인숙의 시는 교과서적이다. 그는 떠올라야 쓰는 사람이 아니라 떠올려서 쓰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시에는 낯설게 하기와 비틀기가 그리 눈에 띄지 않는다. 현 시대의 시적 트랜드에서 다소 비켜나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메타포와 에스프리는 있다. 예술작품의 존재론적 구조로서의 배경과 전경이 있고 그 사이에서 드러나는 현상이 있다. 그만큼 기본기에 충실하다. 앞으로의 과제가 있다면 배경의 깊이와 현상의 투명성이다. 모쪼록 그가 지향하는 존재론적 시 세계가 보다 넓고 깊게 성숙하기를 기대한다. 구상 시인의 시 세계를 발전적으로 계승하여 한국을 대표하는 여류시인으로 우뚝 서기를 기원한다.
― 김주완(시인/철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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