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못 4 / 김주완
― 자라
왜관 낙동강 인도교 남쪽, 모래톱을 베고 누운 너럭바위 하나, 물이 불으면 숨고 물이 줄면 드러나는 검게 윤기 나는 몸이다 강물이 그녀를 어루만지며 흘러도 꿈쩍 않고 제 자리에 엎드려 있다 정월 대보름날 이른 새벽 대문을 나선 할머니가 어김없이 촛불 켜고 비손을 하던 거기, 늦여름 어느 오전에 젊은 여인이 자라 한 마리를 풀어 놓았다 유성 펜으로 쓴 임금 王자를 등짝에다 짊어지고 검은 바위 아래로 못 박히듯 잠수하던 대생代生, 대못으로 파고 들어간 너럭바위 뿌리가 물 아래 어디까지 벋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자라가 잠수한 수심도 알지 못한다 물 속 어딘가를 헤엄치고 있을 자라 한 마리, 물 밖에서도 뒤뚱거리면서 가는 것이 보인다, 벗은 발바닥에 대못 박히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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