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국자 6 / 김주완 [2011.04.19.]

김주완 2011. 4. 20. 16:23

[시]

       국자 6 / 김주완


나는 하릴없이 기다리고 있어요

주방 싱크대 구석에서

이름 없는 국자로 걸이에 걸려

쓰이기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어요

이 그릇 저 그릇

공평무사하게 나눠주는 꿈을

하루 종일 혼자서 꾸고 있어요

정말 잘할 자신이 있어요

덮을 뚜껑이 없어

내 것을 챙기지도 않을 거예요

누가

국자 아닌 내 이름을 지어주고

걸이에서 불러내어 부려주기를

날마다 간절히 기다리고 있어요

숨죽이고 있어요

                    <2011.04.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