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어머니』(1988)]
회오悔悟 5 / 김주완
<春>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싹 트고 움 돋는 저 봄날에
아롱아롱 하늘가 땅 어릿한
작오산 쑥 냉이 캐어다 먹던
보고 싶은 엄마야 울 엄마야
치마끈 어디 가 매달려서
설운 일 쓰린 속 모두 말할꼬.
<夏>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처마끝 천둥소리 내 우짜꼬
두고 온 마루에 빗발치면
퉁 타악 밀어 가던 누렁손국수
엄마야 엄마야 울 엄마야
침침한 저녁답 국수 꼬랑지
보고 싶은 엄마야 내 우짜꼬
<秋>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감나무 가지 사이 보름달 뜨고
선들선들 가을 밤 청풍이 불면
등지기 아래로 땀때기 죽던
보고 싶은 엄마야 울 엄마야
그때가 한 번만 더 오며는
까슬까슬 층난 손 안 놓을낀데
<冬>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칠흑밤 어둔 길 내 우짜꼬
두고 온 마당에 바람 불면
헤진 가난을 밤 세워 깁던
엄마야 엄마야 울 엄마야
길고 긴 동짓달 머나먼 밤
보고 싶은 엄마야 내 우짜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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