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2시집 어머니[1988]

회오悔悟 5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1. 22:55


[제2시집『어머니』(1988)]


   회오悔悟 5 / 김주완



          <春>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싹 트고 움 돋는 저 봄날에

아롱아롱 하늘가 땅 어릿한

작오산 쑥 냉이 캐어다 먹던

보고 싶은 엄마야 울 엄마야

치마끈 어디 가 매달려서

설운 일 쓰린 속 모두 말할꼬.


          <夏>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처마끝 천둥소리 내 우짜꼬

두고 온 마루에 빗발치면

퉁 타악 밀어 가던 누렁손국수

엄마야 엄마야 울 엄마야

침침한 저녁답 국수 꼬랑지

보고 싶은 엄마야 내 우짜꼬


          <秋>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감나무 가지 사이 보름달 뜨고

선들선들 가을 밤 청풍이 불면

등지기 아래로 땀때기 죽던

보고 싶은 엄마야 울 엄마야

그때가 한 번만 더 오며는

까슬까슬 층난 손 안 놓을낀데


          <冬>


엄마야 엄마야 우리 엄마야

칠흑밤 어둔 길 내 우짜꼬

두고 온 마당에 바람 불면

헤진 가난을 밤 세워 깁던

엄마야 엄마야 울 엄마야

길고 긴 동짓달 머나먼 밤

보고 싶은 엄마야 내 우짜꼬



'제1~7 시집 수록 시편 > 제2시집 어머니[1988]' 카테고리의 다른 글

회오悔悟 3 / 김주완   (0) 2011.03.11
회오悔悟 4 / 김주완   (0) 2011.03.11
그 후 1 / 김주완   (0) 2011.03.11
그 후 2 / 김주완   (0) 2011.03.11
그 후 3 ㅡ龍이 / 김주완   (0) 2011.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