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2시집 어머니[1988]

끝머리 1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1. 18:48


[제2시집『어머니』(1988)]


   끝머리 1 / 김주완



바람이 불자

잎이 떨어졌다,

어디론가 

굴러 가고 있었다.


겨울 오전에

어머니는 떠났다,

어디론가 

자꾸 가고 있었다.


밤이 오자

어둠이 내렸다,

깜깜한 산에 혼자 있는

어머니는 

밤이 깊어도

돌아올 줄 모른다.


강물이 시간 속으로 흘러가고

사람들은

어머니를 잊어 가고 있었다.

아버지의 가슴에선

빈 구멍이 커져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