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2시집 어머니[1988]

그 후 3 ㅡ龍이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1. 18:51


[제2시집『어머니』(1988)]


   그 후 3 / 김주완

         ㅡ龍이



대현이 두 돌날

용이가 어머니를 뵈러 옵니다.

빈 큰집 구석방

어머니의 빈소에 용이가 옵니다.

어머니 모시고 보낸 지난해

첫 돌날이 생각나

저린 가슴 안고 용이가 옵니다.


빈 집에 아무도 없어도

구석방 빈소는 그대로 있고

용이는 어머니를 만납니다.

안에 있으나 밖에 있으나

매양인 어머니 품속,

막내라 더 짧은 어머니의 기억이

막내의 가슴에서

더 오래 삽니다.

더 진한 내음으로 남습니다.


왜관 대구 한달음 길

그리 멀고도 멀던 길을

안타까이 코 빨며 안고 와

몇 날 몇 달

지성으로 부둥켜안고 숨 불어 넣던

파티마 병원 입원실,

어머니가 살려낸 용이의 가슴에

지금은

어머니가 살고 있습니다.

가장 생생하게 숨 쉬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