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은어 / 김주완
강물은 흐르고 뛰어
오르는 놈만이 본다,
역류의 아픔으로 부서지며
쪼개지는 물살의 칼날 위
벼랑 끝을 돌아 나가는 그녀의 흐느낌을
건너편 산들의 근엄과
바람결에 쓸리는 수목들의
얼굴을 숨어서
떨어지면서 본다,
일제히 침묵하는 물의 길,
가장 어둔 밤
숨 죽여 흐르는 깜깜한 눈물
산란의 부수한 비늘들을
뛰어 오르면서 떨어져
내리면서 본다,
잠시
깊고 먼 데 박힌 영롱한
별 하나의 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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