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 일몰 9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9 / 김주완 내 속으로 들어오렴, 평생을 태우고도 아직 남은 불덩이 내가 식혀줄게, 식혀서 안아줄게 재워줄게, 나도 지금 속이 무척 허하거던, 긴긴 밤 어떻게 보내야 할지 모르겠거던, 서슴없이 들어오렴, 온몸 열어 놓았으니 망설임 없이 들어오렴 <2008.01.11.>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8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8 / 김주완 짧은 겨울해가 바다 끝자락을 뚫고 들어갑니다 억지로 비집고 들어갑니다, 많이 급했거나 간절하게 기다렸나 봅니다, 찢어지는 물결 사이에서 붉은 피가 번져 나옵니다 물도 뭍도 핏빛으로 물이 듭니다, 키 작은 나무 그림자 가장 길어졌다가 흔적 없이 사라집니다, 물들지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7 / 김주완 [2008.01.11.] [시] [제6시집] [2016.09.24. 영양문학 기고] 겨울 일몰 7 / 김주완 어른거지 아이거지 남자거지 여자거지 떼거리 지어 다니던 시절이 있었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황량한 사방, 겨울 해가 떨어지면 마른 가시나무 울타리 곁 빈 밭에 자리를 잡았다 거적때기 깔고 덮으며 밤을 지낼 준비를 하였다..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2008.01.11
[시] 겨울 일몰 6 / 김주완 [2011.01.11.] [시] 겨울 일몰 6 / 김주완 치자빛 치맛자락 깔아놓고 붉은 가슴 덥히고 있다 드러누운 강이 한달음으로 천연염색 되고 있다 해거름 겨울산 어깨가 자르르 풀리려 한다 검고 추운 긴긴 밤 건너려면 저래야지 이 밤 밀어내고 첫새벽 산마루 위 둥근 햇덩이 쑥 빼 올리려면 그래, 저만큼은 불타듯이 온몸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5 / 김주완 화르르 타오르며 꺼져가는 저 불길 아름답다 차갑고 깜깜한 어둠 밀물처럼 몰아오기 때문이다 까맣게 지상의 모든 것 하나같이 감싸 안기에 부끄럽고 더럽고 사악한 것들 남루한 기억들 모두 다 묻어 버리기에 꽁꽁 얼려 꼼짝 못하게 가두어 버리기에 저 어둠, 저리 아름답고.. 제1~7 시집 수록 시편/제5시집 그늘의 정체[2014] 2008.01.11
[시] 겨울 일몰 4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4 / 김주완 짚불 꺼지 듯 겨울해가 떨어지면 곁불도 내어 놓아야 한다 하얗게 입김 내뿜으며 움추린 아이들 집으로 돌아가고 바람벽의 마른 흙은 남은 온기를 껴안은 채 밤을 맞을 것이다 뼈마디에 든 한기가 하늘하늘 피어오르는 새벽쯤 숙제가 남은 노인 한 사람 자는 듯이 이승을 떠..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3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3 / 김주완 연극이 끝나고 있다, 마지막 장면은 언제나 으스스하고 썰렁하다, 잠시 불타는 엠버톤 칼라가 무대를 덥히지는 못한다, 배역도 연기도 어정쩡했다, 짧게 때리던 탑조명은 하나같이 회색빛이었다, 무대 위에서 제대로 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연극은 실패했다, 그러나 끝나지 ..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2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2 / 김주완 고맙게도, 내가 그대에게 끌려온 것은 여기까지이다 나를 여기 내려놓고, 그대는 다시 밤을 새우는 노역으로 내일 아침을 열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나는 여기까지, 여기서 내려야 하고 준비할 내일이 내게는 없다 나만 버려두고 그대만 또 가는 것이다 우리가 지금 치르고 있는..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
[시] 겨울 일몰 1 / 김주완 [2008.01.11.] [시] 겨울 일몰 1 / 김주완 오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가 끝이다 도중에 내리지 않았음을 감사해야 하는가 올 데까지 왔기에, 이제는 가라앉아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숨 몰아쉬며 붉어지는 얼굴 천지를 활활 태우는 저 불길도 허덕거리는 이 답답함도 눈 깜짝하면 사라지고 말 것이다 내 뜻대로 나.. 시 · 시 해설/근작시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