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3시집 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소매물도에서 / 김주완

김주완 2011. 3. 14. 10:54


[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소매물도에서 / 김주완



갈라져 바라봄으로 서있게 하는 것은

바다이다,

적막한 어둠의 밤 발치에 묻혀

짐승 같은 울음을 울게 하는 건

철썩이는 

철썩이는 바다이다,

상현달 하늘 끝에 상심으로 지고

하나이면서 그러나

두 개의 섬으로

우리들 아픈 눈물 넘치는

천년의 그리움,

갈라져 바라봄으로 서있게 하는 것은

바다이다,

천근 무게의 칠흑 같은 바다

무심한 밤바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