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신발 2 / 김주완 [2011.04.01.]

김주완 2011. 4. 1. 18:46


[시]


      신발 2 / 김주완


버려진 신발은 처참하다,


헤지고 갈라지고 찢어지면서도

주인의 무거운 육신 떠받치고

먼 길 돌아 예까지 왔는데

애완용 강아지도 가지는 그 흔한 이름

그것 하나도 얻지 못한 채

다만 버려진 신발로

분리수거함 구석에 던져져 있다,


나, 아직은 길을 더 갈 수 있는데

나를 신는 그대의 발을 감싸 보호할 수 있는데

그러나 이제

그대의 소용에 더는 쓰일 데가 없는 건가요,


망각의 존재가 된

신발은 지금

처참하게 지워지고 있다, 어둠과 먼지 속에서

 

                                                <2011.04.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