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07.01. 월간 『한국시』2012-7월호(통권 279호) 37쪽 발표>
[제6시집]
[시]
신발 1 / 김주완
그녀 머릿결 잘라 곱게 삼은 짚신 신고 나 여기까지 왔네, 길 아닌 길을 둘러둘러 에움길로 오느라 얇디얇은 세상인심도 만나고 거지같은 하이에나에게 살점 물어뜯기기도 했네, 가시밭길, 진흙탕길을 헤매며 여기까지 왔네, 얼굴과 팔다리는 긁히고 찢기며 봉두난발 누더기가 되었지만 발만은 온전히 온 것이네, 내 힘으로 온 것이 아니네, 그녀 힘으로 온 것이네, 어머니의 음덕이라 부르겠네, 어진 누이의 자정慈情이라 부르겠네, 그 음덕 잊고 그 자정 외면하면 사람이 아니네, 나는 이제 강가에서 물같이 흐르는 자연의 순리를 보면서 석양에 시 한 줄을 쓰네, 절창絶唱은 아니라도 눌창訥唱 은 될 것이네, 나 죽은 후에도 머릿결 짚신 썩지 않고 오래 남을 것이네, 세상 끝 어딘가에 있을 박물관에 영구보존으로 전시될 것이네, 없는 듯이 있을 것이네. 그녀 머릿결로 삼은 곱디고운 짚신 두 짝
<2011.04.01.>
'제1~7 시집 수록 시편 > 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워터코인 / 김주완 [2011.06.08.] (0) | 2011.06.21 |
---|---|
[시] 꿩의바람꽃 2 / 김주완 [2011.05.03.] (0) | 2011.05.03 |
[시] 아지랑이 4 / 김주완 [2011.03.25.] (0) | 2011.03.25 |
[시] 여백 2 / 김주완 [2011.03.18.] (0) | 2011.03.18 |
[시] 감전 1 / 김주완 [2011.01.21.] (0) | 2011.01.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