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제6시집]
아지랑이 4 / 김주완
봄의 군무群舞는 지상의 가장 낮은 곳에서 이루어진다, 들판의 노란 햇살 조명 아래 무수한 발레리나가 한쪽 다리만으로 서서 아라베스크 자세를 취한다, 새떼처럼 일제히 튀어 오르기도 한다, 발롱이다, 그러나 그들은 새처럼 날아가지 않는다, 다시 제 자리로 착지한다. 땅속 깊이 뿌리가 박혀 있기 때문이다. 프리마발레리나는 없다, 모두가 주역이다, 객석의 등급은 없다, 눈 밝아 보는 자 모두가 관객이다, 공연이 무르익을 때쯤 해일 같은 졸음이 몰려오고 몇몇 관객은 온몸이 나른해 지기도 한다, 춤 속으로 잦아드는 봄의 익사, 아지랑이의 범행
<2011.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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