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시] 여백 2 / 김주완 [2011.03.18.]

김주완 2011. 3. 18. 16:46


 

[해동문학 2012년 봄호(통권77호) 257쪽 발표]

[제6시집]

 

[시]


      여백 2 / 김주완


밤새, 많은 눈이 내렸다


세상이 온통 순백의 여백이다


산과 집이 모두 화선지 속으로 들어가고


어렴풋한 윤곽만 남았다


누가, 묽은 먹으로 대나무 몇 그루 쳐 놓았는데


하얀 숲에서 나온, 눈이 붉은 토끼 한 마리


미끄러지는 발자국 남기면서


길게


여백을 끌고 가고 있다, 세상 끝으로

 

                                            <2011.0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