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묵정밭 산딸기 1 / 김주완 [2008.07.18.]

김주완 2008. 7. 18. 19:10


[시]


     묵정밭 산딸기 1 / 김주완


누가 버리고 간 산비탈 묵밭의

고무신 한 짝

검정 색깔 멀겋게 바래졌다

천형의 고단한 무게를 벗고

휴식의 끝으로 빠져나가는 빛깔을

산딸기 가시가 억척스레 붙들고 있다

기다림 하나, 조그맣게

검보라색 농익은 몸으로 내놓고

와서 따 가기를 무르도록 기다리는

덤불 속에 외로움이 머물고 있다

도시로 나간 화전민 부부는

꿈같은 자유를 찾아 오래 전에 떠났을 것이고

그들의 질긴 자손들

지하철 역사의 노숙자쯤 되어 있을까


                                           <2008.0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