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숲 3 / 김주완
풀숲은 안식이었을까, 내놓고 싶지 않은 비밀들 내밀하게 숨기며 무심히 고개 들고 선 풀숲은 편안했을까, 의례적이거나 아주 의전적인 표정만으로 세상과 마주 서는 풀숲은 속으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는 것일까, 바람이 흐르는 방향으로 비스듬히 드러눕는 풀숲의 생리에는 처음부터 지조가 없었던 것인가, 아니면 순응하는 슬기가 배인 것인가, 때마다 고개 숙이는 풀숲은 소중한 무언가를 그의 품에서 은밀하게 키우고 있는 것인가, 꺾이고 쓸리면서 생生의 한가운데로 바람을 맞는, 몸과 몸을 부딪쳐 영혼을 덥히는 한봄의 풀숲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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