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숲 1 / 김주완 [2008.04.25.]

김주완 2008. 4. 25. 17:19



[시]


       숲 1 / 김주완


숲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내 키가 조금씩 줄어들던 어느 날, 숲에서

오너라 오너라 부르는 소리 들려와

느닷없이 숲을 찾아 길 나섰지만

길은 없었고 숲은 몸을 열지 않았다

설레는 북녘 하늘가의 꿈같은 섬 하나 찾아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국도를 오르고 내리며

해거름이 되도록 달렸지만

지척인 듯한 숲으로는 끝내 들어갈 수 없었다

숲이 엎드린 산마루가 눈앞에 어른거려

주변을 맴돌며 헤매다가 혼절한 남자 하나

힘들여 철들던 봄날이었다

먼 길은 멀리서 보아야 한다는 것

다가서면 길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가시지 않는 갈증의 길이 숲으로 나 있었지만

숲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2008.04.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