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숲 1 / 김주완
숲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내 키가 조금씩 줄어들던 어느 날, 숲에서
오너라 오너라 부르는 소리 들려와
느닷없이 숲을 찾아 길 나섰지만
길은 없었고 숲은 몸을 열지 않았다
설레는 북녘 하늘가의 꿈같은 섬 하나 찾아
자동차 전용도로와 고속국도를 오르고 내리며
해거름이 되도록 달렸지만
지척인 듯한 숲으로는 끝내 들어갈 수 없었다
숲이 엎드린 산마루가 눈앞에 어른거려
주변을 맴돌며 헤매다가 혼절한 남자 하나
힘들여 철들던 봄날이었다
먼 길은 멀리서 보아야 한다는 것
다가서면 길이 사라져 버린다는 것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가시지 않는 갈증의 길이 숲으로 나 있었지만
숲으로 가는 길은 없었다
<2008.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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