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돌밭 가는 길 1 / 김주완
봄비 오는 날
나무는 비를 맞으며 생기가 돈다
오래 기다린 자가 돌아오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자를 맞는 설렘 때문이다
들풀도 땅도 조금씩 깨어난다
이런 날은 돌밭도 살아나고 있을 것이다
미끌미끌한 생명의 물기가 돌 것이다
질퍽거리는 황톳길을 가는 사람들
까실쑥부쟁이 여린 잎이 가슴으로 움트고
돌 껍질을 비집고 나오는
한 점 눈물이 날개돋이를 하고 있을 것이다
봄비 오는 날, 돌밭 가는 길 위에서
사람들은 어렴풋이
길의 끝은 언제나 허망하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자욱이 웃음 터뜨리는 산딸나무 하얀 꽃을 생각하거나
푸릇푸릇 생명이 일어서는 청보리 밭을 그리는 것이다
<2008.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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