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완의 문화칼럼-칠곡의 문화지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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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꽃이 피고, 향기가 풍겨
칠곡은 청동기 시대 이래로 마을을 이루고 사람들이 살아왔을 것으로 추정되는 고장이다. 신라시대 이후에는 인근의 행정구역에 이리저리 편입되다가 대한제국 고종 32년에 현재의 칠곡군이라는 명칭으로 명명되었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초기에 조선총독부령 제111호(1913. 12. 29 공포) 대행정 개·폐합에 의하여 인근지역 일부가 병합되면서 칠곡군청이 왜관으로 옮겨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 이후에도 칠곡군의 일부 지역은 인접지역에 편입되거나 하면서 행정구역으로서의 칠곡은 변모를 계속하여 왔지만 이제 시승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칠곡 지역은 청동기시대 이래로 고을을 이루고 사람들이 살아온 유서 깊은 고장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대도시 근교의 신흥도시들처럼 근래에 계획적으로 만들어진 신도시가 아니라는 말이다. 따라서 칠곡지역에는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는 여러 가지 문화와 전통이 깃들어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문화 전통에 대한 체계적인 발굴이나 연구는 미진한 실정이며 그 결과 또한 확연하게 정리되어 있지 않다. 문화와 전통은 삶의 꽃이며 향기이다. 길든 짧든 사람들은 한 생을 살고 세상을 떠나지만 문화나 전통은 사라지지 않고 층층으로 쌓여간다. 이전의 문화적 전통을 토대로 하지 않은 새로운 문화란 있을 수가 없다. 문화와 전통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다만 묻히는 것이다. 온축되는 것이다. 문화적 전통을 파 들어가면 거기에는 지나간 사람들의 숨결과 체취가 잠든 채 남아 있다. 살아있는 현세인의 뿌리가 거기 닿아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그런 의미에서 지나간 문화와 전통은 곧 우리의 근원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문화적 전통을 찾고 그 흐름을 쫓는 것은 우리들 개개인의 본래적 모습을 찾아가는 일이 된다. 장윤수 교수가 그려줄 ‘칠곡의 문화지도’에 나는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그 속에 내가 있고 나의 아버지와 할아버지, 그리고 선조들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분들의 치열한 삶의 애환과 불굴의 정신이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장교수가 그리는 ‘칠곡의 문화지도’는 완벽하지 않을 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학자라고 하더라도 혼자 하는 연구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의미는 매우 클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칠곡의 문화 전통을 체계적으로 찾아가는 하나의 계기가 될 수 있고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을마다, 산으로 들로 강으로 묻혀서 잠들어 있는 문화가 깨어날 날을 소망한다. | |||||||
칠곡신문기자 newsir@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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