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완의 문화칼럼-칠곡의 가을 길 | |||||||
| |||||||
가슴 속에 묻어둔 향수 되살아나
칠곡의 가을은 먼저 굽이굽이 물길로 온다. 숨 막히던 열대야가 문득 사라지고 낙동강을 따라 서늘한 기운이 밀려들던 날, 칠곡엔 그날 아침 갑자기 가을이 찾아오는 것이다. 청량한 기운으로 여름의 열기를 빼내다 보면 칠곡의 산들은 단풍으로 물들기 시작한다. 고운 치마로 갈아입은 산들이 강물 속에 몸을 담근다. 붉게, 노랗게 혹은 갈색으로 물든 단풍잎이 떨어져 날리는 길들이 사방으로 문을 열어놓고 누군가를 기다리게 된다.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서, 혹은 자동차를 몰면서 가을빛에 물든 사람들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이 가을에 달려볼만한 운치 있는 칠곡의 도로는 적지 않다. 먼저 낙동강을 끼고 달리는 강변도로가 있다. 남구미 IC에서 약목면 관호리에 이르는 33번 국도와 왜관 낙동강대교에서 대구 하빈에 이르는 67번 지방도가 그것이다. 이 길들은 모두 근래에 개통되거나 확장된 길이어서 무엇보다도 시원하게 뚫려있다. 낙동강을 왼쪽으로 혹은 오른쪽으로 끼고 멀리 확보된 시야로 낙동강을 바라보며 쾌적하게 달릴 수 있다. 차창을 치고 들어오는 강바람에는 상큼한 물내음이 실려 있다. 속도감을 즐기며 달릴 수 있는 산길로는 석적읍 중리 신마재에서 성곡리 흑산리를 거쳐 듬티에 이르는 3번 군도가 있다. 이 길도 근래에 개통된 길이라 노폭이나 노면상태가 최적이다. 교통량이 많지 않으므로 길가에 있는 유학못에서 잠시 쉬어가는 것도 괜찮다. 무엇보다 이 길은 유학산 중허리를 안고 넘어가는 길이라 좌우로 이어지는 산자락의 단풍을 감상하기에 적격이다. 잠시 도봉사에 들러도 좋다. 동명면에서 한티재에 이르는 79번 지방도는 관광지로서의 높은 명성이 이미 오래된 터이라 여기서 언급할 필요조차 없다. 국도와 고속국도 또한 가타부타 할 것이 없다. 주변의 가을풍광을 만끽하면서 느긋하게 달릴 수 있는 시골길로는 약목초등학교에서 봉산리와 각산리를 거쳐 성주군 지방리로 넘어가는 8번 군도가 있다. 망정 점마에서 요술의 고개를 넘어가는 5번 군도, 그리고 17번 군도인 신동재 구길이 있다. 길가에 돗자리라도 펼쳐놓고 쉬어가도 될 만큼 한산한 길들이다. 수십 년 전의 농촌과 산촌의 모습이 되살아날 수 있는 이 길들에서 가슴 속에 묻어둔 오래 된 향수가 되살아나게 될 것이다. 주말쯤에 하루의 시간을 내어 칠곡의 도로를 드라이브 해볼 일이다. 한적하고 쾌적해서 좋고 설레는 분위기가 있어서 좋다. 중간 중간 쉴 곳이 많아서 더욱 좋다. 다정한 사람이 있다면 둘이서도 좋고 아니면 혼자서 홀가분하게 즐기기도 좋다. 칠곡의 가을 길들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
칠곡신문기자 newsir@naver.com |
'산문 · 칼럼 · 카툰에세이 > 칼럼·사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주완의 문화칼럼 6] 왜관의 세밑 풍경[칠곡신문 : 2008.12.21.]/ 김주완 (0) | 2008.12.21 |
---|---|
[김주완의 문화칼럼 5] 칠곡의 문화지도[칠곡신문 : 2008.12.02.] / 김주완 (0) | 2008.12.02 |
[김주완의 문화칼럼 3] 칠곡 사람들[칠곡신문 : 2008.10.01.] / 김주완 (0) | 2008.10.01 |
[김주완의 문화칼럼 2] 아름다운 칠곡[칠곡신문 : 2008.09.04.] / 김주완 (0) | 2008.09.04 |
[김주완의 문화칼럼 1] 그리운 낙동강[칠곡신문 : 2008.07.08.] / 김주완 (0) | 2008.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