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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완의 문화칼럼 3] 칠곡 사람들[칠곡신문 : 2008.10.01.] / 김주완

김주완 2008. 10. 1. 15:40

김주완의 문화칼럼-칠곡 사람들

2008년 10월 01일(수) 17:08 [칠곡신문]

 

"정신적 여유와 삶의 풍요, 넘쳐"


 

↑↑ 칠곡 왜관 출생
왜관초등(47회)/순심중(17회)
시인/철학박사/대구한의대 교수(현)
구상문학관 시창작교실 지도강사(현)
구상문학관 시동인 '언령' 지도교수(현)
대한철학회장/한국동서철학회장/새한철학회장

 

칠곡 사람은 칠곡에서 살아가는 사람이다. 칠곡에서 태어난 사람도 칠곡 사람이고, 칠곡에서 살고 있는 사람도 칠곡 사람이다. 오다가다 칠곡을 거쳐 간 사람도 칠곡 사람이고, 칠곡을 잊지 못하고 멀리서 그리워하는 사람도 칠곡 사람이다.

칠곡을 단 한 번도 와 보지 않은 사람이더라도 그가 칠곡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거나 칠곡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들 또한 칠곡 사람이다. 칠곡 땅에서 살다가 이승을 떠난 고인들도 칠곡 사람이고 칠곡과의 연관선상에서 앞으로 태어날 새 생명들도 칠곡 사람이다. 칠곡의 외연은 이와 같이 무한하다. 칠곡이 살기 좋은 곳으로 변모해 갈수록, 칠곡이 꿈결같이 아련하게 그리운 곳으로 되면 될수록 칠곡 사람들은 세계인을 포괄하게 될 것이다. 지나간 시대와 다가올 시대의 사람들 중에서 많은 사람들이 칠곡에 포섭될 것이다.

칠곡 사람들은 아름답고 따뜻하다. 산자수명(山紫水明)한 곳, 칠곡에 사는 사람들은 선남선녀가 많다. 대도시처럼 삭막하고 각박하지 않기에 그들의 마음은 따뜻하다. 소박한 정을 나눌 줄 아는 사람들이 칠곡 사람이다. 농촌마을은 말할 것도 없고 아파트촌에서도 아래윗집이 서로 오가며 문을 열어놓고 산다. 유서 깊은 이 마을 저 마을 사람들이 때마다 서로 내왕하며 산다. 칠곡은 인정이 샘솟는 땅이다.

칠곡 사람들은 품위가 있고 자존심이 강하다. 칠곡에서 태어나고 성장한 후 대도시로 나가서 크게 출세한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사회의 각계각층에서 지도적 역할을 하고 있다. 매우 높은 자리까지 올라간 사람들도 있고 큰돈을 모은 사람들도 많다. 그러나 참된 의미에서 큰 인물은 고향인 칠곡에 남아서 살아가고 있다. 말없이 고향을 지키면서 고향을 이끌어가고 있다. 그들이 가진 품위 있는 흡인력은 출향인사들을 강력하게 고향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그들은 칠곡에 대한 자부심과 칠곡 사람으로서의 자존심을 간직하면서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칠곡 사람들에게서는 문화적 향기가 난다. 대도시에서 칠곡으로 이사 온 사람들은 “칠곡 만큼 배울 곳이 많은 곳은 없다”고 한다. 그만큼 사회교육과 평생교육시스템이 완비되어 있다는 말이 된다. 칠곡 사람들은 취미를 충족시키고 전문성을 신장시킨다. 시인과 수필가 등 칠곡에 거주하는 문학인의 수가 무려 150여명에 이르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따라서 칠곡 사람들의 삶과 정신은 풍요하고 여유롭다. 경제적으로 풍요하니까 정신적으로 여유가 있는 것이다. 행정자립도 또한 여타 시군에 비해서 매우 높은 위치를 점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참으로 가치 있는 것도 정작 가지고 있을 때는 그것의 가치를 모른다. 우리들 성향이 그러하다. 가까이 있는 것은 허술하게 생각하고 멀리 있는 것을 동경하는 것이 일상인들의 가진 타성이다. 칠곡 사람의 가치 또한 혹시라도 우리가 그와 같이 잊고 있거나 소홀히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칠곡 사람은 칠곡 사람이다.

칠곡신문기자 newsi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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