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겨울 일몰 1 / 김주완 [2008.01.11.]

김주완 2008. 1. 11. 13:53


[시]


     겨울 일몰 1 / 김주완


오다보니 여기까지 왔는데

여기가 끝이다

도중에 내리지 않았음을 감사해야 하는가

올 데까지 왔기에, 이제는

가라앉아야 하는 것이다


마지막 숨 몰아쉬며 붉어지는 얼굴

천지를 활활 태우는 저 불길도

허덕거리는 이 답답함도

눈 깜짝하면 사라지고 말 것이다


내 뜻대로 나선 길이 아니었기에

오고자 하여 예까지 온 것이 아니기에

내 맘대로 내리는 것, 또한 아닐 것이다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