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연날리기 3 / 김주완
평면 안테나 내다걸고
수 억 광년 너머 초록별에 머무는
그녀가 송신하는
뜨거운 전파를 탐색하고 있다
삭삭 수신각을 수정해가며
미세한 주파수를 맞추고 있다
어지러운 주파수 스펙트럼이
외줄, 가늘디가는 현을 울린다
흐느낌 같은 소리로 변환된다
그녀가 보내오는 감미로운 뇌전파
저음부의 맑은 소리가
얼레 축 깊이 저장되고 있다
발효되지 않은 겨울사랑이 퇴적되고 있다
하늘 끝에 띄워 올린 평면 안테나,
다른 별에 갇혀 있는 그녀를 향해
내가 나를 인도하는
지상에서 가장 간절한 지향성이다
<200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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