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구름국화 / 김주완 [2007.10.05.]

김주완 2007. 10. 5. 09:45

[시]


      구름국화 / 김주완

 

 

하늘 어느 끝에 걸어둔 그리움 있어

백두산 천지

이리 높이 올랐는가


당신 오실까

마음만 다급하여

한 철 앞당긴 칠팔월

애 서둘러 꽃을 피웠는가


긴 목 자꾸 뽑아 올리며

구름 속에 묻혀 구름과 함께

구름인 듯 꽃인 듯

둘레둘레 먼 곳을 살폈는가


여름도 밤이면 겨울날씨여서

하얀 얼굴 자색으로 물들어도

언 몸 낙엽처럼 오그라들어도

오실 당신 있었기에 몸 낮춰

삼줄처럼 여러 해 살아남았는가


높은 곳으로 혼자 가는 자의

빙하 같은 결기에

바람처럼 걸린 외로움 한 줄기

단호한 침묵으로 흐르거니


부서지는 몸, 바닥으로 뉘어

당신 오시면 드릴 천년의

향기 움켜쥔 채

긴 기다림 하나 있어

드높이 향하는 눈길인데,

스스로 자리 잡은

천형天刑의 귀양살이

 

                               <2007.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