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10월이 오면 / 김주완
10월이 오면 강가에 서거라
혼곤한 가을강에
산 것들 모두 다 익사시켜라
설워한다고
이별이 피해 가지 않느니
내 것이 내 것 아닌 줄 알아서 버려라
약탈의 계절은 곧 철드는 철이라
잃어버린 것들 자꾸 찾지 말아라
버린 만큼 넓어지거니,
강은 말없이 받아들이고
그저 슬렁슬렁 흘러가거니
거두어들인다고 머무는 것이 아니며
쥐고 있다고 지켜지는 것이 아니다
과실나무가 과실을 떨구듯
폭풍우가 장대비 쏟아 놓듯
모든 것을 놓아야 가벼이 갈 수 있느니
10월이 오면 강가에 서거라
너를 꽁꽁 묶고 있는
너를 수장水葬시키고 남는 너
너만 남은 너를 데리고 계절을 건너라
훠이훠이 새처럼 건너라
<2007.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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