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내 안의 철새 1 / 김주완
때가 되면 날아 올랐다
구만리 높은 하늘 상층기류에 몸을 실었다
거센 바람을 안고
차오르는 열기 식히며
한 계절 의탁할 곳으로 옮겨갔다
때가 되면 돌아왔다
넓은 모래밭으로 그림같이 내려앉았다
낮은 곳에 머무는 일용日用할 양식
다시 한 시절 살아야 할
잠시 머물 강안江岸이 거기 있었다
강은 늘 엎드려 있었고
하늘은 또 높이 떠 있었다
잡지도 떠밀지도 못하면서
그냥 우두커니 바라보면서
강물 같은 울음만 내 속에서
숨죽인 채 저만치 흐르고 있었다
날아가면 가는대로
내려앉으면 앉는대로
내 안의 철새는 약동하는 자유였고
나는, 헌 집 같은 침묵이었다
<2007.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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