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석류 2 / 김주완 [2007.09.28.]

김주완 2007. 9. 28. 09:41


[시]


      석류 2 / 김주완

 

 

옹다문 입술 조금만 열어주렴


하얗게 반짝이는 소복한 이빨

벌레처럼 그 사이로 기어 들어가

새큼달큼한 너의 이뿌리

자근자근 잔대 뿌리인양 씹고 싶다


새빨간 염낭 같은 너의 몸 속

밝고 투명한 속살 속에 묻혀

젖 같은 물기로 목마른 날들을 적시며

남루襤褸한 내 생을 거두고 싶다


옹다문 입술 잠시만 열어주렴


네 속으로 들어가 죽은

나는 너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깊이 박힌 기억이 되어

세상 끝날 올 때까지

네가 되어 네 속에 머물고 싶다

 

                                        <2007.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