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석류 2 / 김주완
옹다문 입술 조금만 열어주렴
하얗게 반짝이는 소복한 이빨
벌레처럼 그 사이로 기어 들어가
새큼달큼한 너의 이뿌리
자근자근 잔대 뿌리인양 씹고 싶다
새빨간 염낭 같은 너의 몸 속
밝고 투명한 속살 속에 묻혀
젖 같은 물기로 목마른 날들을 적시며
남루襤褸한 내 생을 거두고 싶다
옹다문 입술 잠시만 열어주렴
네 속으로 들어가 죽은
나는 너의 피가 되고 살이 되어
깊이 박힌 기억이 되어
세상 끝날 올 때까지
네가 되어 네 속에 머물고 싶다
<2007.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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