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칠곡 | |||||||
| |||||||
<김주완의 문화칼럼> 기쁨과 행복을 상징하는 호랑나비 지형
옻은 약용과 공업용은 물론 식용으로도 귀히 쓰이지만 그보다도 옻나무가 가지고 있는 정취가 참으로 일품이다. 옻순은 소녀처럼 부드럽다. 그래서 노루나 사슴과 같은 초식동물은 옻순을 가장 좋아하는 먹이로 취한다. 어디 그 뿐인가. 단풍 든 10월의 옻나무는 가슴 저리게 곱다. 칠곡이라는 지명이 언제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동명면 송산3리에 '옻밭'이라는 마을이 현존하고 있는 것을 보면 칠곡에는 한때 옻나무가 많았으리라고 짐작된다. 칠곡이라는 이름은 우리말로는 정감이 가고 한문으로는 기품이 있다. 되뇌어 보면 볼수록, 뜻을 새기면 새길수록 물이 많은 옻나무처럼 칠곡이라는 이름에서는 정취가 뚝뚝 흘러내린다. 칠곡의 지세는 우아하고 조화롭다. 산과 계곡과 강이 어우러져 있는 지형이다. 칠곡군 지도를 보면 누구나 알 수가 있다. 경북 남서부에 자리한 칠곡군은 호랑나비의 형상을 하고 있다. 날개를 활짝 편 커다란 호랑나비 한 마리가 살포시 앉아있는 것이다. 왼쪽 앞날개 위쪽 끝은 금오산 자락을 누르고 있고 오른쪽 앞날개 아래쪽 끝은 팔공산에 걸치고 있다. 왼쪽 뒷날개 꼬리는 성주대교에 이르고 오른쪽 뒷날개 꼬리는 지천철교 위에 그늘을 드리우고 있다. 왼쪽 날개 죽지에는 북에서 남으로 낙동강이 흐른다. 서북으로는 경부고속국도와 경부선 철도 그리고 KTX가 힘차게 벋어 있다. 오른쪽 날개 중앙 부분에는 남북으로 또한 중앙고속국도가 내닫고 있다. 호랑나비의 두 날개 위에 지방도는 물론, 군도, 면도, 리도가 호랑무늬인 듯 사통팔달로 이어져 있다. 그래서 칠곡군은 지방도시 중에서 도로가 가장 잘 뚫려 있는 곳으로 회자된다. 호랑나비의 머리와 가슴에 해당하는 곳은 석적읍 성곡리, 망정리, 도개리, 반계리이고 배에 해당하는 곳은 왜관읍 아곡리, 봉계리, 매원리, 삼청리이며 그리고 지천면 연화리와 금호리가 배의 끝에 해당한다. 이곳들을 중심으로 하여 좌우로 펼쳐진 너른 호랑나비 날개 위에서 옹기종기 머리를 맞댄 산들이 여기저기 용솟음치면서 칠곡군의 기상을 뽐내고 있다. 호랑나비는 길한 곤충이다. 기쁨과 행복을 상징한다. 그래서 아침에 호랑나비를 보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하고, 이른 봄에 호랑나비를 보면 신수가 좋아진다는 말이 있다. 호랑나비의 지형을 가진 칠곡은 길한 곳이다. 욱일승천의 기운이 넘치는 곳이다. 귀히 쓰이는 인재들이 이곳 ‘옻골’ 땅에서 줄지어 나올 것이다. ‘옻골’에 호랑나비가 앉아 있는 것은 꿀이 있기 때문이다. 칠곡은 꿀이 흐르는 땅이다. 이제 한반도의 상공으로 커다란 호랑나비가 너울너울 날아올라 그 당당한 위풍을 떨칠 것이 분명하다. | |||||||
칠곡신문기자 newsir@naver.com |
'산문 · 칼럼 · 카툰에세이 > 칼럼·사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김주완의 문화칼럼 4] 칠곡의 가을길[칠곡신문 : 2008.11.05.] / 김주완 (0) | 2008.11.05 |
---|---|
[김주완의 문화칼럼 3] 칠곡 사람들[칠곡신문 : 2008.10.01.] / 김주완 (0) | 2008.10.01 |
[김주완의 문화칼럼 1] 그리운 낙동강[칠곡신문 : 2008.07.08.] / 김주완 (0) | 2008.07.08 |
[칼럼] 직업훈련원으로 변한 대학[불교신문 2003.10.08]/김주완 (0) | 2003.10.08 |
(학보 사설) 꿈꾸는 자는 아름답다[경산대신문: 2002.09.13]/김주완 (0) | 2002.09.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