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들길 2 / 김주완 [2010.10.08.]

김주완 2010. 10. 8. 13:43


[시]


       들길 2 / 김주완


바다 위에 낸 길이다

바람이 먼저 와서 파도를 일으키고

외딴 섬에서 날아온 풀냄새가

구름처럼 흐르는 가운데

푸득푸득 새들도 떼거리로 날아오르고

풀벌레들이 숨어서 속삭이는

대처大處로 나가는 길,

동행이라도 있으면 더욱 아늑한 길이다

하늘과 땅이 맞붙은 먼 지평선을 바라보며

바쁘지 않게 한 걸음씩 내딛는

빈손으로 걸어가는 풍요의 길,

들길이다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