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들길 1 / 김주완 [2010.10.08.]

김주완 2010. 10. 8. 13:41


[시]


       들길 1 / 김주완


소년이 자전거를 타고 들길을 간다

누렁이가 뒤따라 달려간다

풀썩풀썩 이는 흙먼지가

긴 꼬리를 달고 이어진다

낮게 엎드린 들판이

가을 가득한 만삭의 몸을 뒤척인다


먼저 가거나 남아 있는

지근至近한 사람들의 자정慈情

들녘 끝을 감싸고 있다

혼자 가는 길이 아니다,

석양 무렵이면 소년은 돌아올 것이다

껑충껑충 누렁이도 따라올 것이다


가득한 생명이 꿈틀거리는 들판 속의

들길,

참 어질고 차분하다

 

                                               <2010.1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