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접시 / 김주완 [2010.10.01.]

김주완 2010. 10. 1. 13:36


[시]


       접시 / 김주완


귀한 것일수록 쓰임이 적다

깨질까 아까워서 차마 못 쓴다

고이 얹어두고 보기만 하거나

몰래 숨겨서 감추어 둔다,

달리지 못하는 자동차처럼

접시가 아닌 접시가 되는 일이다


흔한 것일수록 바쁘게 쓰인다

깨져도 서운하지 않고

누가 가져가도 안타깝지 않은

아무렇게나 놓아둔 막접시가

배부르게 음식 맛을 본다

천한 접시만이 비로소 접시가 된다

 

                                   <2010.1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