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돼지감자 / 김주완 [2010.08.13.]

김주완 2010. 8. 13. 11:20


[시]


       돼지감자 / 김주완


돼지감자는 뚱딴지

감자 취급도 못 받는 무지렁이


논두렁 밭두렁이나 산기슭까지

아무데서나 쑥쑥 자라지만

한 길 두 길의 돼지감자 숲에는

들어갈 수가 없어요

들어가면 안돼요


샛노란 꽃은

딸 수 없는 높이에 달려 있고

울창한 숲에는 길이 없어요

울퉁불퉁 크고 작은 뿌리를 캐봐야

돼지나 먹던 돼지감자

돼지감자탕에도 넣지 못해요


돼지감자는 뚱딴지

여기서도 저기서도 타박만 받는

감자에도 못 끼는

돼지감자

 

                                    <2010.08.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