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돌부리 / 김주완
뾰족이 내민 돌부리는
사방을 향해 적의를 내뿜고 있다
누구든 와서 그에게 걸리면
살기 띤 눈을 치뜨고
순식간에 상대방을 쓰러뜨린다
얼굴이나 팔꿈치 혹은 무르팍
어디든 가리지 않고 생채기를 낸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일순에 무너지는 황당한 몰락,
그러나 돌부리는 멀쩡하다
놈의 뿌리가
굳건하게 땅 속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돌부리를 지켜주는
돌의 뿌리
<2010.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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