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시] 돌부리 / 김주완 [2010.08.06.]

김주완 2010. 8. 6. 23:33

 

[시]



   돌부리 / 김주완


뾰족이 내민 돌부리는

사방을 향해 적의를 내뿜고 있다

누구든 와서 그에게 걸리면

살기 띤 눈을 치뜨고

순식간에 상대방을 쓰러뜨린다

얼굴이나 팔꿈치 혹은 무르팍

어디든 가리지 않고 생채기를 낸다

길을 가다가 갑자기

일순에 무너지는 황당한 몰락,

그러나 돌부리는 멀쩡하다

놈의 뿌리가

굳건하게 땅 속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돌부리를 지켜주는

돌의 뿌리

 

                                                          <2010.08.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