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문학세계】통권 200호 기념호
<특집> 문학세계와 나 / 52~53쪽.
한국문단의 외연을 넓히다
김주완
『문학세계』창간 제21주년, 통권 200호 발행은 한국문단에 있어서 하나의 쾌거라 아니할 수 없다. 척박한 풍토의 한국 출판계에서 순수 문예지를 이만큼 이끌어 와 굳건하게 뿌리 내리게 한 공로는 오로지 김천우 대표의 노고에 있다. 초창기에는 자전거에 『문학세계』를 싣고 김 대표가 직접 이 서점, 저 서점으로 잡지를 날랐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여성의 힘으로 보통의 의지력이 아니고 보통의 전투력이 아니다. 그러한 불굴의 투지와 억셈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문학세계』가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김천우 대표의 왕성한 활동은 『문학세계』에 그치지 않는다. (주)천우미디어그룹을 이끌어 가면서 계간 『시세계』와 「성동일보」의 발행인은 물론, 사단법인 세계문인협회 이사장직을 맡고 있기도 하다. 특히 (사)세계문인협회는 창립 이후 지금까지 여러 가지 의미 있는 사업들을 전개함으로써 한국문단에 새로운 생동감과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앞으로 내 놓을 더 큰 성과가 기대된다.
김천우 대표의 또 다른 모습은 섬세한 감성을 가진 중견의 여류시인이라는 점이다. 촌음을 쪼개 써야 하는 그 바쁜 와중에서도 끊임없이 글을 쓰고 있다. 『문학세계』매호마다 싣고 있는 김 대표의 권두칼럼에서는 그녀의 해박한 세계사적, 미래학적, 철학적 식견이 번쩍이고 있고 틈틈이 발표하는 시편들에서는 한국의 전통적 서정이 흠씬 배어 있는 여류 특유의 정서가 느껴진다. 반짝이는 모래알이거나 물비늘, 혹은 윤슬 같은 시편들이다.
이와 같이 여러 가지 짐을 진 김천우 대표는 소위 문무를 겸한 사람이다. 문단활동과 전문 문예지 발행, 신문 발행, 왕성한 창작활동 등 동분서주하는 그녀의 저력은 가히 괴력에 가깝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시인으로서의 그녀의 모습이 가장 보기가 좋다. 아름답다. 술도 한잔씩 호쾌하게 들이키는 막힘없는 그녀의 자신감은 시적 기반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호사가들은 간혹 잡지의 수준을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좀 다르다. 『문학세계』는 잡지의 수준면에서도 다른 잡지에 뒤지지 않을 뿐만 아니라 보다 중요한 것은 ‘수준의 성립 근거는 지반에 있다’는 점이다. 『문학세계』가 통권 200호에 이르도록 넓혀온 한국문단의 저변확대의 공로는 아무리 치하해도 지나치지 않다. 저변과 지반이 넓고 견고해야만 초고층의 매머드 빌딩이 설 수 있는 것이니까 말이다. 『문학세계』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한국문단의 외연이 이렇게 넓어질 수 있었겠는가!
김천우 시인의 고향은 경북 칠곡군이다. 동향이라는 것이 무엇보다도 자랑스럽다. 칠곡군 왜관읍은 구상문학관이 있는 곳이다. 한국의 큰 시인인 구상 선생의 본적지(등록기준지)이며 선생께서 1953년에서 1974년까지 거주하시던 곳이다. 그런 연유로 왜관에는 다른 도시에 비해 시인들이 더 많다. 문학의 열기도 뜨겁고 시창작에 열중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들이 일정한 수련을 끝내고 문단에 진출할 때는 대부분이 『문학세계』를 통하여 등단하고 있다. 참 고마운 일이다. 구상 시인과 김천우 시인, 두 분은 칠곡의 자랑이며 자부심이다. 오래 남을 이름들이다.
■ 약 력
* 1949년 왜관 출생
* 구상 시인 추천으로 1984 『현대시학』 등단
* 철학박사(예술철학 전공)
* 시집:『구름꽃』
『어머니』
『엘리베이터 안의 20초』 外
* 카툰에세이집:『짧으면서도 긴 사랑 이야기』
* 저서:『미와 예술』
『아름다움의 가치와 시의 철학』外
* 논문 :
시와 언어 : M.하이데거와 N.하르트만의 존재론적 해명(1994/철학연구)
통일시대의 예술(1997/철학연구)
문인수의 시 [간통]에 대한 미학적, 가치론적 고찰(1997/철학연구)
박곤걸 시의 존재론(2002/철학논총)
예술창작의 존재론적 본질(2005/철학연구)
시의 정신치료적 기능에 대한 철학적 정초(2005/철학연구) 外
* 전 대구한의대학교 교수
* 현)대구교육대학교 겸임교수
* 대한철학회장/한국동서철학회장/새한철학회장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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