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널뛰기 1 / 김주완 [2011.02.11.]

김주완 2011. 2. 11. 16:54

[시]

 

      널뛰기 1 / 김주완


둥근 짚단 가운데에 깔고

쿵닥쿵닥 뛰고 내리는 널뛰기


이쪽의 내가 올라가면

저쪽의 너는 내려가고

저쪽의 네가 내려가면

이쪽의 나는 올라간다


올라가면 옆집 마당이 보이고

건넛집 장독대가 보이고

내려가면 먼 산이 높아지고

겨울하늘 몇 점 구름이 흔들린다


“밥상 들어간다”

“대문 열어라”

“널뛰자 널뛰자 새해맞이 널뛰자”


출렁출렁 댕기 머리

오를 때는 팔을 펴고

내릴 때는 팔 접는다


오르면 내리고

내리면 오르는

세상 이치, 있는 대로

그대로 정초부터 배워라

흥에 겨워 배워라

 

                                 <2011.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