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구시협 사화집 2004 『대구의 시』수록>
단풍나무의 다짐
김 주 완
가슴 저리게 하늘 맑은 날
너를 보내야지
같이 갈 수 없는, 돌아가는 길이라
길목에 너 내려놓고 가야 하지
뜨거운 여름날
날 감싸 보듬던
불타는 육신 너 아직 그대로이라
네 땅, 네 거처에서
가득하고 투명하게
더 붉게 타오르는 온몸이라
데려가지 않는 것이네
겨울 그 끝으로,
남겨 두는 것이네
네 숨결, 네 날갯짓
맘껏 숨 쉬고 끝없이 날다가
네 일 다 한 그 날이면 따라 오라고
바람 한 점 네 몸에 얹어
거기 그 자리에 남겨두는 것이네
못내 남겨두는 것이네
[2004.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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