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비가 오면 잠자리는 날아오른다
김 주 완
비가 올 때
잠자리는 날아 오른다
부서져라, 부서져라
빗줄기에 온몸을 부딪치며
높이 높이 날아 오른다
앉아서 졸던 여린 가지를 떠나
넓은 나뭇잎 아래로 숨는 것이 아니라
당당히 결전의 장으로 나아가
투명한 날개로 빗줄기를 튕기며
단번에 수직으로 이륙하여 비행한다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빗줄기가 굵으면 굵을수록
악착같이 더 높이 비상하여 선회한다
위로 위로 올라야
빗줄기가 약해진다는 것을
놈은 일찍이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4.08.05.>
'시 · 시 해설 > 근작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혼자 있는 이유 / 김주완 [2004.09.13.] (0) | 2004.09.13 |
---|---|
[시] 산책길 끝에서 / 김주완 [2004.09.09.] (0) | 2004.09.09 |
[시] 나무 2 / 김주완 [2005.12.15.] (0) | 2003.09.14 |
[시] 나무 1 / 김주완 [2003.09.13.] (0) | 2003.09.13 |
[시] 2003년 6월에서 8월 사이 / 김주완 [2003.08.18.] (0) | 2003.08.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