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대구문학』2004-겨울호 수록>
외로움
김주완
그대,
뼈 속을 스쳐가는 한기를 아는가
때 없이 눈물 철철 흐르며
마음을 갉아내는 서러움을 아는가
가슴에서 일어
휑하니 가슴으로 빠져 나가는
빈 골목의 허망한 바람 소리 아는가
깜깜한 절망 앞에서
보이지 않는 출구를 찾아 더듬거리는
극한의 답답함을 아는가
허허벌판 한 가운데
한 없이 작아지는 자아의
무량한 비통과 자기부정을 아는가
쓰러지는 영혼을 가누려
한 오라기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빈사의 절박함을 아는가
사람들이 보지 않는 곳으로
영원히 숨어들고 싶은
내가 싫고 친구가 싫고 세상이 싫은
가을날
외로움의 정체를 아는가
그대.
[2004.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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