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두시]
대구한의대학교 동양철학과 고접답사(1989.04.) 권두시
『달구문학』창간호 (1989.10.10.) 수록
제3시집 『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수록
젊은 철학도에게
김주완
달구벌에 꽃샘바람 불면
칼바람에 복숭아꽃 분홍 살 떨면
아직은 저들의 계절,
흔들리면서 제 자리 지키는 뼈
하얀 뼈를 찾아가자,
능선마다 자욱한 안개의 물결
일어서는 미망迷妄의 비늘 털고
적소適所의 뼈 한 마디 발라내어
우리 시리도록 밝게 들여다보자,
심장에 심지를 꽂고 깊숙이
더운 불 밝히는
그대들
싱싱한 실천의 줄기에
하늘 밀려나 저만큼 가고
황폐한 역사는 껍질 벗는다,
그러나 봄비 오는 오후
우리
굳지는 말고 젖기만 하자,
아픔을 아끼며 눈물짓자,
한 장의 손수건으로 불완전 차단된
맵고 매운 역사의 후각 근처
그러나 우리는
청렬한 이론의 샘에 발 담그고
성숙한 지성의 꼭대기에
지지 않는 꽃 한 떨기 피우자, 고이
먼지랑 그늘이랑 남루襤樓랑
가장 미운 그것도 실은
가장 가까운 우리의 것,
삭막한 뼈마디의 반쪽임을
차마 안다는 게 슬픔이라도
밝게 밝게 들여다보자,
오늘은 어지러운 사랑이지만
그대들
물 올라 푸른 순수의 수액
오래 오래 안고서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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