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문화』 1991-3월호 27쪽 <3월에 함께 하는 시>[권두시]란에 발표
제3시집 『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수록
[권두시]
고리수를 마시며
김주완
경칩 부근에서 이루어지는
우리의 간음은 은밀하다.
내 핏속으로 들어와 꿈틀거리며
뒹구는 그대의 하얀 피,
낮고 어두운 숲속의 골방에서
포만하도록 몸을 섞는
온 종일의 야합은
짐승같은 모순의 자연이다.
자연의 배설을 서두르는
인위의 탐욕이다.
그대의 육신을 건드리지 않고도
홀로 살아 흐르던,
그대는 그대대로 젖은 봄비로 내려
잎이 되고 꽃이 되고
내 속에 일어서는 무수한 욕정은
먼 바라봄만으로도 어느새
바람이 되고 눈물이 되던,
외진 강가의 그리운 소녀가 떠오른다.
개나리 목련 벚꽃이 어우러진
순환도로를 타고
시간의 뒷쪽으로 돌아가고 싶다.
살아있는 변증법을 교살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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