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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문학으로 病 고치는 시대[영남일보/2006.07.19]

김주완 2006. 7. 19. 11:38

무용·문학으로 病 고치는 시대
 최근 예술활동 통한 정신적 상처 예방·치료 늘어
예술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음악·미술 분야에서 시작된 예술치료가 무용, 문학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역 한 무용단의 공연모습.
예술을 통해 심신의 건강을 찾으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음악·미술 분야에서 시작된 예술치료가 무용, 문학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진은 지역 한 무용단공연모습.
문화예술이 메말라가는 현대인들의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치료법의 하나로 빠르게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제는 문화예술을 단순히 보고 듣기만 하던 시대는 지난 것이다.

이러한 문화예술의 영역 확대는 2000년대 초반 서울에서부터 시작됐다. 그러다 1~2년 전부터는 대구·경북지역에서도 문화예술을 치료법의 하나로 활용하는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처음에는 미술과 음악분야에서 시작됐던 것이 이젠 무용, 문학으로 확대되고 있다.

최근 특히 무용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봄엔 대구가톨릭대 박현옥 교수가 주축이 돼 예술치료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국제예술치료협회를 창립했다. 음악·미술치료 등 잘 알려진 분야는 물론 무용치료까지 아우르는 단체로 결성됐다. 현재는 무용치료 위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는 대학 무용학과 교수와 강사, 무용가들이 참여했다.

그동안 회원끼리의 소규모 모임을 가져오다 8월부터 본격적인 대외활동을 시작한다. 첫 행사로 국제예술치료학술세미나 및 워크숍기획해 8월4~6일 그랜드호텔과 대구가톨릭대 무용관에서 연다. 독일과 일본의 무용치료전문가,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미술·도예·무용·가족상담치료 전문가들이 참석해 예술치료의 효과와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고 예술치료 실기도 교육한다. 무용치료와 관련한 논문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올초에는 대구예술대 실용무용과 이화석 교수가 소년원생을
대상으로 무용치료의 효과를 밝힌 박사논문발표했다. '생활무용 프로그램 개발을 통한 교정시설 청소년들의 자아개념 변화'를 주제로 다룬 이 논문은 지난해 8~10월 대구소년원생을 대상으로 생활무용을 교육하고 분석자료를 담았다. 현대무용가 변인숙씨도 곧 무용치료와 관련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는다. 무용치료가 초등학생의 신체, 정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문학을 통해 심신에 쌓인 스트레스를 풀어주고 질환을 호전시켜주려는 움직임도 지역에서 서서히 일어나고 있다. 현재는 대구문인협회가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구문인협회는 지난 3월 수필분과에서 마련한 문학행사에서 계명대 임진수 교수를 초청, 수필을 정신분석이론으로 풀어본 특강을 마련해 문학치료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최근 나온 '대구문학'에서는 특집으로 '시로 마음을 치료한다'를 기획해 시 치료의 원리와 문학활동의 치료적 접근에 관한 글을 실었다. 대구한의대 김주완 교수가 시 치료의 유래와 현황, 구체적 치료과정 등을 상세히 기술했다.

계명문화대 사회복지상담과에 근무하고 있는 나숙씨는 시 치료가 필요한 분야와 그 사례를 수록했다. 나씨는 글을 통해 "환자에 따른 처방약이 병을 낫게 하듯이 시의 본질인 소리, 은유, 이미지, 감정, 리듬 등이 우울한 사람에게 약이 된다. 셰익스피어는 슬픔에 쌓여있는 우울한 자신을 창조적으로 표현할 때 스스로 자생력이 강화된다"고 밝혔다.
2006-07-19 07:37:36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