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천군 주최, 예천문인협회 주관, 곤충나라 사과테마파크 시선집,『사과꽃』, 2015.12.31., 100~101쪽.
[심사평] 2015 곤충나라 사과테마공원 개막기념 전국백일장 공모전(예천군 주최)
사)한국문인협회 경북지회장 김주완
총 300여 건이 응모되어 1차 심사를 통과한 221편이 본심으로 넘어왔다. 단일 장르(운문), 지정 주제(곤충과 예천 사과)의 전국 공모전으로는 많은 작품이 응모된 셈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동시가 많았고 설익은 감상이 생경하게 드러난 작품도 더러 있었으며 산문에 해당하는 작품도 몇 편 보였다. 진부하고 식상한 표현이나 단층적 구조의 작품도 사이사이 있었다. 곤충을 주제로 한 작품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응모의 열기만큼은 뜨거웠다.
심사의 주안점은 주제성과 작품성에 두었다. 공모 취지에 따라 예천 사과의 우수성을 얼마나 잘 살려 내었는가를 무엇보다 먼저 살폈다. 다른 지역의 사과가 아닌 예천 사과의 특성을 부각시킨 작품들이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당연하다. 작품성이란 완성도의 다른 이름이라 할 수 있다. 한 편의 시는 하나의 세계이며 전체이다. 세계의 완성도는 세계마다 다르다. 들어가야 할 것이 들어간 시, 구조가 견고한 시, 메타포가 신선하고 공감이 가는 시라야 완성도가 높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상당한 수준에 이른 작품이더라도 기시감이 있거나 주제와 거리가 있는 작품은 등위에서 뒤로 밀렸다.
당선작들에서 읽히는 내공은 예사롭지 않았다. 장원작인 「용의 알」은 예천의 지리적ㆍ역사적ㆍ문화적 배경을 충분히 바탕에 깔면서 이를 모태로 하는 예천 사과로 귀결시킨 후 탁월한 솜씨를 발휘하여 시적으로 형상화한 웅장한 스케일의 작품이다. 40년 전만 해도 상주인구 14만 명을 넘어서던 예천군이 이농과 농촌 인구 감소로 지금의 인구는 그때에 비해서 삼분의 일에도 미달하는 실정이지만 호명면에 신 도청이 이전해 들어옴으로써 새로운 도약의 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점을 살려서 “백두대간을 뒤흔드는 범우리(虎鳴)를 따라/눈부신 은백의 새들/내성천 백사장에 훨훨 내려앉아 역사의 새 터전을 연다”고 함으로써 미래지향적, 발전적 예천군의 기상을 순결무구하고 웅대하게 묘사함은 물론, 이곳에서 나오는 예천 사과를 “소백을 깔고 앉은 어머니”의 “너른 치마폭에” 품은 “용의 알”로 비유함으로써 예천군과 예천 사과를 힘차게 부각시키고 있다.
‘용의 알’이라는 메타포는 물론, 상위 입상작에서 구사되고 있는 ‘먹으면 늙지 않는 사과’, ‘치명적 유혹’, ‘동그란 사랑’, ‘달콤하고 싱그러운 별의 입자’, ‘첫사랑의 이름’, ‘예천 여의주’, ‘사과하는 사과’ 등은 모두 예천 사과의 정체성을 규정한 표현들로서 앞으로 예천 사과의 브랜드화나 캐릭터 구성에 좋은 카피가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 백일장이 지속되는 한 예천 사과는 이와 같이 해마다 새로운 시적 규정으로 다시 태어날 것이며 또한 새로운 청정 과일로도 끊임없이 생산되어 전국각지로 팔려 나갈 것이다.
궁극적으로 심사는 상대적이지만 작품은 절대적이다. 아쉽게 탈락하신 분들에게는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면서 다음 기회야말로 바로 여러분의 것이 될 수 있다는 말씀을 덧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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