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문학의 뜰> 2014 제5호(2014.3.28.발행) 35쪽 발표
<월간 한국시 2014-6월호(통권302호) 49~50쪽 발표>
[제6시집]
너를 약칭하다 / 김주완
외딴 개울가에 핀 물봉숭아
공중에 매달려 고개 숙인
설운 홍자줏빛 여린 입술에
천 년 전 나비무늬 강이 흐르고,
저녁마다 별이 떠서 눈물로 맺히는데
긴 허리에 매달려 익다 만 여름,
하늘이며 땅이며 구름이며 바람인
그녀 무어라 이름 할 수 없어
다만 너라고 부르면
너는 사붓사붓 걸어서 내게로 오는데
천의 수심, 만의 미소는 따라오지 않는다
개울이며 꽃이며 눈물이며 바람인 너의
모두를 내 손에 넣기 위하여 물봉숭아
너라고 너를 약칭하다
빈 너만 붙들고
잃어버린 아흔아홉 가지 너의 전부,
가지려 하지 않아야 온전히 가지게 되는 것인데
'제1~7 시집 수록 시편 > 제6시집 주역 서문을 읽다[2016]'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시] 버려진 가식(假飾) / 김주완 [2014.01.07] (0) | 2014.01.09 |
---|---|
[시] 겨울 깊은 밤 1 / 김주완 [2013.12.31.] (0) | 2014.01.09 |
[시] 겨울 갈대를 설시하다 / 김주완 [2013.12.10.] (0) | 2013.12.11 |
[시] 꽃과 열매의 거리 4 / 김주완 [2013.06.11.] (0) | 2013.06.11 |
[시] 착시, 울안의 돌배나무 1 / 김주완[2013.06.04.] (0) | 2013.06.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