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 시집 수록 시편/제4시집 오르는 길이 내리는 길이다[2013]

[시] 꽃과 열매의 거리 5 / 김주완 [2013.06.11.]

김주완 2013. 6. 11. 18:33


[시]

 

해동문학 2013년 겨울호(통권 84호) 127수록


     꽃과 열매의 거리 5 / 김주완


이슬이 맺히듯, 한이 맺히듯

아름다움도 그 절정에서는 둥글게 맺힌다

열매이다

 

산의 꼭대기는 뾰족하지만

산정의 설렘은 파문처럼 둥글게 번져 나간다

사랑하다 맞는

이별은, 떨어져 굴러가는 미숙한 열매이다

하늘 끝의 고아인

너는 절정의 둥근 달을 가지고 있다

흐린 그믐 낮달로 무너져 가는

점점한 슬픔의 꼭지를 안고 있다

 

완성으로 가는 길은, 멀고 슬프다

 

꽃 피우지 말아야 한다

어쩌지 못해 꽃을 피웠거던

열매 맺지 말아야 한다

이래저래 열매 맺었더라도

완숙으로 가지는 말아야 한다


거리距離를 벗어나면 외톨이가 되는데

외로워야,

너는 너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