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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끈 - 문인수 제8시집『적막 소리』 / 김주완 [2012.02.28.]

김주완 2012. 2. 28. 11:20

 

<2012.06.01. 해동문학 2012-여름호(통권 78호) 발표>

 

[시]


끈 ― 문인수 제8시집『적막 소리』 / 김주완


그의 이번 시집엔 말없음표가 유독 많다

시인의 말에선 죽음이 참 많다고 했는데*

죽음,……

말없음표는 전사자의 군번인식표를 꿰고 있는 군번줄 같다, 그것도 반쯤 타서 그을린……, 죽음의 증거를 가까스로 붙들고 있는 끈, 가는 끈

적막의 경계를 넘어서 있는 죽음

경계의 이쪽에 있는 주검, 현이 나누는 경계의

양쪽을 잇는 끈에서 울려 나오는 적막 소리, 고요


천생 시인인 그가

시 가운데서 정적에 이른 것인가**


* 문인수 시집,『적막 소리』(창비시선 340), (주) 창비, 2012.01.10. 121쪽.

** “인간은 시 가운데서 정적에 이른다.” : M. Heidegger가 그의 논문 “횔더린 시의 해명”에서 처음으로 쓴 명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