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겨울잠을 자는 고슴도치 / 김주완
물리칠 수 없다면 피해야 한다
첩갑상어의 등줄기 골판줄 같이 등허리 가시를 웅크려 세워도 추위는 상처 입지 않는다, 오히려 곧추 선 가시를 얼려 툭 툭 부러뜨리며 맨살을 파고드는 겨울의 가시, 차고 날카로운 촌철寸鐵
이럴 땐 썩은 나뭇등걸 속에 엎드려 그 가시 풀어져 물러나기를 기다려야 한다, 살기 위해선 죽어지내야 한다, 그리운 봄은 꿈꾸면 된다, 긴 잠엔 긴 꿈을 꾸면 된다
겨울잠을 자는 고슴도치, 이를 악물고 파고드는 티눈처럼 맨살 깊이 박힌 복수의 다짐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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