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 시 해설/근작시

[시] 꿈꾸는 화병 3 / 김주완 [2011.06.28.]

김주완 2011. 6. 29. 10:31


 

<2011.11. 언령 6집 발표>

 

[시]


    꿈꾸는 화병 3 / 김주완


그는 이제 밀려나 있다

팽팽하게 부풀어 볼록한 몸에 물을 받지도 못한다

만개로 질주하는 꽃을 꽂아주는 사람도 없다

용도폐기 된 그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졸면서 꿈꾸는 일 뿐이다

베란다 선반 구석에 처박혀

희미하게 가물거리는 기억 속으로 돌아가

화려했던 한 시절을 떠올리며

부질없는 회상에 잠기는 일 뿐이다

골동품도 못되는 골동품의

흐릿한 노안, 감은 듯이 뜬 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