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시집『어머니』(1988)]
회오悔悟 1 / 김주완
알아야 할 것을 너무 많이 모르고 살았습니다.
잊어선 안 될 일들을 너무
많이 잊고 살았습니다.
꼭 생각해야 할 것을 못하고 살았습니다.
어머니,
한 치 앞만 허우적였습니다.
힘들었습니다.
한 몸 가누기가 그리도,
크고 깊은 구멍으로 바람이 불고
부대끼던 날들.
어머니,
지금은 들립니다, 넘치는 어머니의 걱정이
잠자는 전화기를 걸어 나와
빽빽이 휑한 가슴에 들어섭니다.
그래요,
만수滿水의 수위까지 푸른
어머니의 눈물이 출렁거립니다.
어머니,
지금은 보입니다.
미웁고 미운
두터이 이지러진 우리들 속얼굴이
지금은 울고 있습니다.
해야 할 일을 너무 많이 못한
나지 못한 마음이 이제야
늦도록 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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