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시집『엘리베이터 안의 20초』(1994)]
떠오르는 저 편 16 / 김주완
- 무너짐의 변증법-
그대를 기다린다, 낯설기에
허용과 혼란의 내 오후를
사로잡고 놓아 주지 않는 이유
먼 강 그늘의 끝에서 찾는다
온전히 그대 지배한다는 것 그대
조각내어 부수는 살인
헛말을 하고 싶다 땅을 향해
나의 세계로 열고 싶다 한 순간이라도
가방 속에서 오래 잠자는 시간
풀린 논리를 찾는다.
매운 곰팡이 냄새는 왜 그리운가
세 번 죽이고 세 번
묻은 시를 영원히 장사 지내기
불치不治 ↔ 난치難治
근거 없는 경향성으로 교차로의
망설임을 도살한다 온전히
돌을 쪼아 마지막 결론을 세우느니
정신없는 의식의 들판 가운데
선돌 하나
저승 강을 건너며 돌아보는 모습 어둡게
낯선 눈길 하나
'89년 캠퍼스의 한 학기를 마감한다
나의 역할 그대 낯선 자유의 지평
잠시의 장신구를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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